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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현주의 시니어드림]시니어 비즈, 이제는 우리 차례
작성자 더드림 등록일 2018-10-02 조회수 82

[이현주의 시니어드림]시니어 비즈, 이제는 우리 차례

기능을 단순화한 어르신 UI 기반 노인폰은 더 이상 판매실적이 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고령층의 스마트폰 구매량이 늘고 있다. 

 

일본 단카이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던 시기에, 업계에서 희망에 가득 차 내놓은 고령제품 ‘노인을 위한’ 커피포트의 실패와 동일한 일이 이후에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노인 전용이라고 지목해 도움과 케어에만 집중한 나머지, 고령층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탓이다.

 

여전히 우리는 시니어시장을 하나의 커다란 단일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 시니어그룹은 소득, 근로여부, 주거지역, 교육수준, 건강, 가족관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가치관이 각기 다르며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나누어 고려해야 하는 다중집합체, 소위 마이크로시장의 연합체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 46%라는 통계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으로 인해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와 열심 없이 안일한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실상 OECD의 노인빈곤율은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출된 통계이며, 문화적 특징 즉, 고령층의 부동산 등 자산 및 자녀로부터의 보조금을 제외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경제적 수준과 상이하다. 또한 경제력과 활동력으로 무장한 베이비부머가 이 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소비지출율이 낮은 것은 소득보다 자산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며, 소득 없는 고령층의 자산은 니즈에 대한 특별한 자극이 없다면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 부에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들의 뇌관을 자극할 만한 필요제품, 필요서비스를 발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소비에 열심일 수가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 시니어 비즈니스는 고령 규모에도 불구하고 아직 초기 단계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5년까지도 300여개 고령친화기업 중 시니어 비즈니스에 진입했거나 진입하기를 희망하는 비율은 35%에 지나지 않는다는 저조한 공급현황을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공급 및 수요 상황 등 무르익지 않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잠재수요를 고려한다면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은 간과할 수 없다. 시니어시장은 경제, 건강 측면에서의 취약계층 10% 대상 복지로 시작하지만 베이비부머의 고령층 진입이 시작되면서 결국 건강한 중산층 중심의 비즈니스 활성화로 이어지게 되며, 복지 차원에서조차도 복지용구산업, ICT 연계 등 폭 넓은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확장해갈 것이다. 

 

이제 시니어 비즈니스의 대상은 소비력이 높은 시니어를 포함한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1차 및 2차 베이비부머가 2020년부터 고령층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들은 과거의 시니어들과 달리 경제력이 있으며 스스로 부양할 능력 및 소비여력을 갖추고 있고 자신을 위해 소비하기를 원하며 건강하고 활동적이다. ‘노인 전용’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저항감을 최소화하면서 이들 뉴시니어의 니즈를 자극해야 한다.

 

고령층시장의 니즈를 자극하기 위한 관점의 출발점으로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고령층은 사회의 부담이 되는 주변인이 아니라 미래의 주요 구성원이 될 가치기반의 성숙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때 건강한 고령사회를 지킬 수 있다. 그렇다면 제품, 서비스, 요양, 금융, 주거 등 기존 산업 모든 영역에서 고령층 중심으로 재편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시프트를 하되 기존의 젊은 층 대상이 노인으로 바뀌는 단순 시프트가 아니라, 단일하지 않고 까다롭고 복잡한 다중집합체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노인에 대한 이해에 근거한 특별한 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하다.

 

서비스 영역에서의 시니어시프트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던 여행, 유통, 문화산업 등에서 고령층 중심으로 재편성된 대표적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높은 교육 수준과 주도적 성향을 지닌 노인층을 대상으로 단순한 휴식이 아닌 교육과 접목한 여행서비스가 한 예다. 일본 여성 전문잡지 <이키이키>가 내놓은 보스턴 1개월 여행상품, 미국 ‘로드스칼러’의 ‘아트러버스’ 등은 고령자의 지적 갈망을 비즈니스 기회로 끌어낸 성공사례다. 도쿄 디즈니랜드는 TV 광고에 어린아이 대신 시니어를 등장시킴으로써 추억 공유를 통한 시니어의 공감을 매출로 연결한 예도 있다.

 

유통산업에 있어서도 일본 편의점, 백화점의 변신이 대표적이다. 소량의 다양한 도시락 개발, 24시간 의류수선 등 편의점을 거점으로 한 원스톱서비스로 재편됐다. 나아가 제휴를 통한 상생전략 또한 매우 창의적인데, 하향세인 오프라인 신문보급소와 제휴를 통해 도시락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게이오백화점은 고령층이 선호하는 마사지숍, 의료기기 매장을 확대하고 한 층은 시니어 전용 매장으로 구성해 고령층에 맞게 변환을 시도했다.

 

문화산업으로서 미국 시카고 More-than-a-Café는 하루 평균 150~300명이 방문하는 시니어 아지트다. 커피 마시는 곳이라는 인식을 넘어 저렴한 식사를 비롯해 시니어들의 놀이공간이자 와인, 건강, 컴퓨터 등의 교육을 복합적으로 누릴 수 있는 시니어만의 문화공간이다. 

 

금융업계에서 시니어 시프트 현상은 비교적 초기에 시작되었다. 은퇴 후 소득, 자산, 연금 등을 중심으로 은퇴설계는 진작에 시작되었으며, 자산을 동결하기 원하는 고령층에게 ‘주택연금역모기지’ 소개를 통해 자산을 담보로 한 고정소득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미국 Wells Fargo는 자산관리 서비스뿐 아니라 고소득 엘더케어프로그램을 통해 병원 예약, 간병 서비스를 비롯해 집수리 등의 생활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미국 금융계에서는 금융노년전문가(RFG, Registered Financial Gerontologist) 자격증을 획득해야만 고령층을 상담할 수 있으며, 기업투자자들은 토요타, 로레알 등에 투자하는 근거를 고령층 타깃 제품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 시니어 시장의 니즈 충족을 위해 시니어 시프트와 더불어 공용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공용 디자인이란 연령 및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든 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장애 제거라는 사상이 기초하는데, 불편함에 주목해 장애 제거를 시도하는 가운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리다. 노인 전용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부각하지 않은 채 공용 디자인 원리가 반영된 제품으로는, 일본 편의점과 독인 슈퍼마켓 내 시니어 눈높이에 맞는 진열대 높이 조정, 휠체어 통과를 위한 넓고 큰 출입구와 매장 복도, 돋보기를 설치한 진열대를 비롯해 앉은 채 요리가 가능한 낮은 조리대, 높이나 크기가 조절된 유럽 냉장고, 고령자 편의에 맞게 디자인된 자동차, 현금인출기, 엘리베이터, 악력 저하를 고려해 손쉬운 설계로 교체한 스위치나 손잡이 등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시설이 해당된다. 

 

우리의 시니어 비즈니스는 미래시장의 돌파구로 관심 받고 있는 가운데, 그러나 고령 규모에 비해 활성화된 영역은 아직 제한적이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세분화된 고령층에 대한 수요분석에 근거해 고령층의 80%를 차지하는 보통 시니어 대상 성공 모델의 소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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